반사망원경 미러세척 및 개조 (상편)
지인분에게 양도받은 8인치 Kenko Sky Explorer SE200N 반사망원경입니다. 200mm 구경에 초점거리 1,000mm로 F5의 초점 비를 갖는 제품이죠. 기술의 발전으로 상향 평준화된 최신 광학 관측기 중에서도 뛰어난 가성비로 사랑받는 기종으로 Skywatcher 8인치 반사의 OEM 제품입니다.
하지만 구입후 사용 이력이 거의 없었고 접안부가 개방되어 있어 주경을 보았더니 매끈한 외관과는 다르게 미러는 생각했던 것만큼의 상태였습니다. 봄철 황사와 여름철 습기, 그리고 미세먼지가 연중 일상화된 환경에 방치된 주경의 모습입니다. 이 상태에서 6~8월의 여름을 한 두 번 더 겪었다면 곰팡이가 주경을 덮어 알루미늄 코팅을 침식하는 최악의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에 세척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약국에 들러 탈지면과 정제수 1L 를 구입하였습니다. 매장마다 가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략 하루 대중교통 출퇴근 비용 정도면 구입 가능한 가격대입니다.
미러를 분해하기 전에 화살표로 마킹 표시를 하여 줍니다. 이는 재조립 시 공장 조립 상태의 원위치에 체결하기 위함입니다.
미러부를 탈착시에는 조심스럽게 경통을 들어 올려 절대로 경통 모서리에 경면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지지 브래킷을 제거한 후 조심스럽게 미러를 용기에 담은 후 정제수를 천천히 부어줍니다. 이때 정제수는 미러를 완전히 잠기고 약 3~5mm의 여유가 있을 정도로 부어야 합니다.
미러 탈착시 측면에 매직으로 위치확인용 마킹을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세척 시 마킹 펜의 색소 및 기름 성분이 경면에 흡착할 수도 있으므로 피해야 할 행동입니다. 또한 싱크대에 수돗물을 담아 세척하거나 미러를 들고 수전 앞에서 세척하기도 하는데 낙하의 위험도 클뿐더러 석회질이 다량 함유된 지역이나 비가 자주 오는 장마철의 경우 수질이 담보되지 않고 싱크대 자체의 재오염 가능성도 있어 권하고 싶지 않은 방법입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액상 중성세제를 몇 방울 넣어주고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흔들어 세제 성분이 골고루 퍼지게 합니다. 미러를 넣기 전 정제수에 세제를 풀면 손이 미끄러워 미러를 넣을 시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러를 먼저 넣고 해야 안전합니다.
탈지면 한 장을 꺼내어 담근 후 어느 정도 수분을 흡수하여 무거워졌다는 느낌이 들면 작은 원을 그리며 같은 방향으로 골고루 회전시켜 미러를 세척합니다. 미러가 충분히 잠길 정도로 정제수를 넣지 않았다면 이 과정에서 미러가 수면 위로 노출될 수 있으니 충분히 잠기게 해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안경이나 그릇을 닦는 것처럼 손에 힘을 주어 닦는 것이 아닌 물을 머금은 탈지면의 무게로 스치듯이 살살 지나가며 닦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중력 이외의 외력은 일체 배제하여야 알루미늄 코팅막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곰팡이와 물리적인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1차 세척을 끝낸 후 정제수를 제거한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곰팡이가 제거되었지만 아직 이물이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2차 세척을 준비합니다.
정제수를 붓고 아까 사용했던 탈지면을 뒤집어 역시 충분히 수분을 머금을 때까지 기다린 후 2차 세척을 실시합니다.
2차 세척까지 끝나면 용기의 정제수를 버린 후 미러를 기울여 남아있는 정제수를 살살 부어주어 세척을 마무리합니다. 완벽에 가깝게 세척된 미러일 수록 경면에 남아있는 물방울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미러에 물방울이 지저분하게 많이 남아있다면 세척이 올바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수돗물을 사용하여 세척하였다면 남아 있는 물방울의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건조되어 흔적을 남기기 전에 블로워를 사용하여 미러 바깥으로 밀어내어 세척을 마무리 합니다. 간혹 헤어 드라이기를 사용하신다는 분도 있는데 온풍을 사용하면 물방울이 밀려나가기 전에 경면에서 건조되어 흔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20인치 이상의 크고 아름다운 미러의 경우 수동 블로워로 밀어내려면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이런 경우 드라이기의 냉풍을 사용하여 밀어내야 하죠.
세척은 먼지나 곰팡이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물리적인 상처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사진의 흔적은 전형적인 볼트나 너트 낙하로 인한 소손 흔적입니다. 경통의 파인더 브래킷이나 접안부 혹은 사경 조절 볼트를 교체하거나 제거 시 손을 떠난 하드웨어가 이런 흔적을 남길 수 있으니 경통 액세서리 제거나 추가 및 교체 시에는 반드시 주경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 (눕혀놓고 작업하거나 미러 탈착)를 해야 합니다.
사경 측면이 차광을 위한 조치가 되어 있지 않아 유성매직으로 칠한 흔적입니다. 페인트- 도료와 붓을 사용하여 유리면에 골고루 도포해야 올바른 흡착이 가능하지만 펜이나 병 타입의 유성이나 수성 매직은 반드시 떨어지며 경면에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광학계에는 취급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경에 적지 않은 지문과 물리적인 접촉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일단 남아 있는 수분을 머금고 있는 탈지면을 사용하여 세척을 해 봅니다.
탈지면 세척 후 남아 있는 정제수를 부어 사경 세척을 마무리합니다. 물리적인 흔적을 제외하면 그런대로 사용하기 괜찮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세척하니 정제수 1L가 소진되었습니다.
글이 길어져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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