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뷰 관광지' 목록을 보며 (feat. 강원관광)
안녕하세요. 최근 이슈로 불거진 강원도 지자체의 밤하늘 관광 상품화 관련하여 검색해보니 대략 이런 페이지가 나오더군요.
'별뷰 관광지'라는 섹션이 있어 들어가 보니
이런 목록이 나옵니다. 물론 해변이나 항구 및 등대처럼 의문부호가 붙는 지역도 있지만 일부 장소는 참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90~00년대 선배 별지기들이 밤하늘을 지새우던 장소도 보이는군요. 클릭해서 들어가 보면 '카카오 맵 길 찾기'로 포인트를 딱 알려줘서 접근이 대단히 용이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오픈된 장소인 것이죠.
인구감소와 젊은이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소멸 시대에 지역 활성화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임은 분명합니다. 지역민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에 이방인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행동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터부시 될 것입니다. 문제는 별이나 은하수를 올바로 보기 위해서는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명으로 암 적응을 유지해야 하는데 사람이 모이게 되면 - 특히 지자체가 개입하게 되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죠. LED로 된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관광객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전방위 확산 가로등을 설치함과 동시에 방문한 관광객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밤새 시동을 걸어놓아 주간 주행 등이나 헤드라이트를 켜놓거나 고휘도 LED 전등으로 하늘과 땅을 번갈아 비추며 알전구를 걸고 차박이라는 명분 하에 숙식을 해결하는 일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습니다.
가평군 공식 블로그(출처 : https://blog.naver.com/ecopiagp/221978000098) 에 올라와 있는 화악터널 쌈지공원 소개 사진입니다. 대체로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밤하늘 관련 인식은 차박과 캠핑족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별빛 지구를 조성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별빛을 가리고 차단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자연경관을 관광 상품화한다면서 자연을 파괴하여 종국에는 상품성이 사라지게 되는, 흔한 전근대적이며 근시안적인 행정 처리의 전형으로서 이미 수 십~수 백억의 혈세를 투입하였지만 방문객이 없어 파행적으로 운영되다가 결국에 문을 닫는 테마공원이나 기념관 및 전시관의 사례가 전국에 너무나도 많습니다.
흔한 쌈지공원 방문자의 방문 후기입니다. 이분들이 이곳을 다시 찾을까요?
‘국제 어두운 밤하늘 협회’에서 권장하는 조명의 예시입니다. 어두운 밤하늘을 그나마 유지하면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죠.
홍보와 예산 투입 이전에 국제공인 규격과 조건을 갖춘 ‘밤하늘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조명과 차박 등에 대한 세부적인 안내와 계도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관광객이 다시 찾게 하기 위해서는 ‘여기까지 와서 볼만한 하늘이었다’라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조명도 물론 필요하지만 ‘이게 다야?’라는 생각을 심어준다면 십중팔구 이 사업은 방문객 감소와 실효성 부족으로 파행될 것이 분명하고 기존에 장비를 펼쳤던 수많은 천문인들도 발길을 끊는 이도 저도 아닌 곳이 될 것이 때문이지요.
대표적인 이도 저도 아닌 곳의 모습입니다. 하늘을 향해 고휘도 LED 전등을 켜고 즐기는 - 전형적인 별빛 파괴자의 모습이지요. 더 큰 문제는 정작 촬영자 본인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망원경 한 대를 펴기 위해 깊고 어두운 곳을 찾아 쫓기듯 장소를 찾는 별지기들이 있습니다. 가로등이 없는 주차장이나 시야가 트인 공터만 있어도 감지덕지해야 할 상황이지요. 늦은 밤과 이른 새벽에도 눈과 카메라에 별빛을 담는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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