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 삼렬성운 - Trifid Nebula

흐리고 비 오는 주말이 이어지던 두어 달의 시간을 보낸 후 오래간만에 맞이한 맑은 예보에 주저하지 않고 찾은 관측지에서 열심히 천체사진 촬영준비를 했지만 촬영카메라의 외부전원 공급장치의 오류로 1차 멘붕을 맞이한 후 여분의 전원케이블이 있다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촬영을 이어갔는데 촬영 중 카메라 전원이 차단되어 다시 2차 멘붕을 맞이하였습니다.

문제의 외부전원 공급장치 입니다.

잠시 원인을 찾다 보니 1차 불량 때 이미 대미지를 먹은 연장케이블 문제로 생각되어 외부전원 공급장치와 연결된 연장케이블을 제거하고 혹시나 해서 가지고 다니던 캐논의 정품 배터리 LP-E6N을 넣고 촬영을 속개하였지만 이미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충전해 놓은지 반년 가까이된 배터리여서 아침에야 알게 되었지만 결국 새벽 세 시를 넘기지 못하고 촬영은 종료되었네요. 적도의는 열심히 추적을 잘해주었지만 카메라는 한 시간 반의 데이터 밖에 담지 못했습니다.

이런류의 더미배터리는 항상 합선이나 단선을 염두하고 여분을 준비해야 합니다.

야외의 모든 물체에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다습한 아침이였습니다.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더니 피로가 몰려와 차에서 꿀잠을 자다 아침에 눈 비비며 촬영컷을 확인하는 순간 밀려오는 허탈함과 공허함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진한 은하수를 볼 수 있었고 해발 700m가 넘는 새소리 가득한 고지에서 맞이하는 영상 12도의 상쾌한 아침공기를 폐에 한가득 담을 수 있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하니 순식간에 기분이 풀려 즐겁게 장비를 갈무리할 수 있었지요. 모든 것은 결국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습니다.

일교차가 큰 초여름의 저지대는 물안개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고지대를 찾아가야 하는 이유죠.

촬영 일시 : 23.06.16 23:35 ~ 06.17 02:50
촬영 장소 : 강원도 영월군
망원경 : Skywatcher 150P (6inch F5 reflector, fl=750mm)
보정렌즈 : Baader MPCC
가대 : Skywatcher HEQ5 Pro
가이드경/가이드 카메라 : 50mm F4 / QHY5 mono
카메라 : CentralDS Astro 80D 냉각개조카메라
필터 : Optolong UV/IR Cut filter (2inch)
촬영 노출: ISO 800 220s x 24EA (1hr 28mn), 외기온도 : 12도 센서온도 : 0도
소프트웨어 : APT, DSS, Photoshop (No dark, flat & b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