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3 헤르쿨레스 대성단- Hercules Great Cluster

처음 찾아본 강원도의 관측지는 아름답고 깨끗한 곳이었습니다. 물론 뜻밖의 방문객이 종종 찾아 아무렇게나 차를 세우고 흡연을 하거나 차량의 전조등을 끄지 않아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 두어 번 있었지만  마음을 비우고 촬영준비에 집중하였지요.

 

'선생님. 죄송하지만 전조등 좀 꺼주실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꽃밭을 마음편하게 구경한게 몇 년만인가 싶습니다.

일몰을 활용한 감성샷도 남겨보았지요.

장비를 펼치고 천체사진 촬영준비를 해봅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끈적임이 느껴질 정도로 습도가 급격히 올라 초저녁에 이미 상대습도 95%에 육박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낮은 저지대의 경우 물안개나 연무로 촬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겠지만 다행히 해발 700m가 넘는 고지대여서 촬영을 지속할 수 있었지요. 물이 있는 곳 주변 - 강가나 계곡 또는 호숫가였다면 촬영을 이어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30도에 육박했던 기온이 몇 시간만에 절반 가까이 떨어진 모습입니다.

목표로 하던 여름철 대상이 떠오르기 전에 봄의 구상성단을 대표하는 M13 헤르쿨레스 대성단을 담아보았습니다. 길지 않은 노출에도 알알이 분해되는 크고 늙은 별들의 모습이 비교적 잘 표현되어 좋은 촬영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보았습니다. 곧이어 벌어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

구상성단을 사진이나 눈으로 담으시는 분들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최후의 밤' (원제 Nightfall) 을 꼭 일독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촬영 일시 : 23.06.16 21:45 ~ 22:29
촬영 장소 : 강원도 영월군
망원경 : Skywatcher 150P (6inch F5 reflector, fl=750mm)
보정렌즈 : Baader MPCC
가대 : Skywatcher HEQ5 Pro
가이드경/가이드 카메라 : 50mm F4 / QHY5 mono
카메라 : CentralDS Astro 80D 냉각개조카메라
필터 : Optolong UV/IR Cut filter (2inch)
촬영 노출: ISO 800 240s x 11EA (44mn), 외기온도 : 16도 센서온도 : 3도
소프트웨어 : APT, DSS, Photoshop (No dark, flat & b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