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PTEK ATR3CMOS26000KPA 천체사진 전용 카메라 이야기 1부

늘 봐오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카메라가 있습니다. 천체사진 전용카메라는 액정이나 뷰파인더 및 일체의 조작스위치는 존재하지 않고 CMOS와 TEC냉각장치를 알루미늄 원통이 감싸고 있는 단순한 형태입니다. Touptek 社 의 TOUPCAM ATR3 CMOS 26000 KAP라는 쉽고 단순한 이름은 이 카메라가 범용 카메라가 아니라는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

 

가장 중요한 카메라의 심장은 소니의 IMX571, 2600만 화소의 APS-C 사이즈 센서입니다. IMX571 센서를 사용한 천문카메라는 ZWO社의 ASI 2600MC Pro 가 있습니다. 일부 제품에 센서면 오일누유 이슈가 있었지만 동일회사의 ASIAIR와 호환성이 확보되고 필터휠 장착등의 편의성이 좋아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 총판에서도 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제품입니다. 높은 인기만큼 가격도 상당하죠.

 

동일한 센서를 사용하는 카메라지만 가격차이는 상당합니다.

Touptek 제품의 경우 100% 동일한 센서를 사용하고 있고 초기 제품의 연결부 문제 및 냉각팬 진동이슈가 있어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지만 2023년 현재 시판 중인 2세대(Gen2) 제품의 경우 ZWO 스타일의 연결부 구조개선 및 팬 진동이슈 해결 등 소소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 ASIAIR와의 호환문제를 제외하면 선택은 취향의 영역으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격차이를 보면 이 취향은 더욱 확고해질 수밖에 없지요. 

1세대 제품의 경우 지나치게 밝은 LED인디케이터와 잘못된 설계로 인한 진동이슈가 있었습니다.

2세대 제품은 1세대 시절의 문제점을 모두 수정하여 가성비가 더욱 출중해졌지요.

소소한 개선사항이 제법 있습니다.

전원위치와 LED인디케이터 및 그릴 구조로 쉽게 구별이 가능합니다.

2023년 3월에 생산된 따끈한 카메라입니다.

동일한 센서에 대등한 하드웨어를 갖고 있으면서 가격차이가 100만 원이 넘는다면 고민은 사치일 뿐이죠. 잠깐 고민하는 척하면서 냅다 질러버린 카메라 케이스에는 카메라 외에 USB 3.0 케이블(1.5m)과 220V 전원 케이블 그리고 마이스코프 로고가 각인된 4GB 용량의 USB가 들어있습니다. Touptek 홈페이지 자료 업로드가 되지 않은지 몇 년 되어 드라이버 다운에 애로사항이 있었는데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촬영용 노트북에 USB를 꼽고 설치버튼만 눌러주면 모든 촬영준비는 끝납니다. 

2세대 제품의 연결부입니다. 시판중인 거의 모든 악세사리를 백포커스 걱정 없이 연결할 수 있습니다.

백포커스 계산이 필요 없는 펫츠발(petzval) 망원경이 아니라면 55mm의 백포커스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펫츠발 망원경이라고 해도 리듀서 같은 광학 보조기구를 추가할 경우 역시 백포커스를 맞춰야 올바른 상을 맺게 할 수 있지요. 또한 천체사진용 필터를 사용하기 위한 필터서랍이나 필터휠도 거의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하죠. 두 번 걸음 하기 싫어 카메라 구입 시 함께 사용할 2인치용 필터서랍과 연장어뎁터도 함께 구입하였습니다. (연장어뎁터 정도는 서비스로 챙겨주시는 마이스코프 사장님 감사합니다 :)

그냥 연결하면 1mm 가 부족합니다.

필터서랍에 동봉되어 있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1.0T 스페이서를 추가하면 이론상 55mm 가 나옵니다.

필터서랍과 연장통 및 스페이서를 조합하여 백포커스 55mm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대로 사용하면 될까요? 될 수도 있지만 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제 실제 부품과 조립 시 거리를 측정하여 55.0mm에 얼마나 근접하는지 검증해야 합니다.

아마추어 천문인의 필수품(!?) 중 하나인 버니어 캘리퍼스를 준비합니다.

M48-20mm 연장통의 실치수는 19.93mm이고 16.5mm 필터서랍의 실두께는 16.48mm입니다. 합하면 0.09 - 약 0.1mm가 부족합니다.

반면 스페이서는 에누리 없이 정확한 1.0을 보여줍니다.

부족한 0.09mm를 채우기 위해 반투명한 3M 다용도 스카치테이프를 스페이서에 붙여봅니다. 스카치테이프의 두께는 정확히 0.05mm 이기 때문에 두 겹 - 앞뒤로 바르고 적당히 조여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체크무늬가 인상적인 3M 반투명 스카치 다용도 테이프의 두께는 정확히 0.05 입니다.

부족한 0.09mm 를 채우기에 테이프의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백포커스 55mm를 최대한 정밀하게 맞춘 모습입니다. 카메라와 필터서랍과 연장통 3가지 파츠가 조립된 모습이죠. 이 상태로 보관과 촬영을 즐기려고 합니다. 조임부를 자꾸 풀고 조여서 애써 맞춘 백포커스를 혼란하게 할 필요가 없겠죠.

그냥 두자니 역시 뻥 뚫린 센서부가 아쉽습니다. M48 내경에 맞는 적당한 마개가 없어 잠깐 고민하다가 제습함 구석에 굴러다니는 쌍안경 캡을 사용하여 손잡이를 붙이고 테이프도 발라가며 마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가운데 손잡이용 칸막이는 서랍에 굴러다니는 카드를 잘라붙여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예쁘지는 않지만 실용적입니다.

전원장치가 있는 제품은 항상 동봉된 어뎁터의 사양을 확인하고는 합니다. 

어뎁터를 보면 12V 3A의 전력이 필요한 TIP이 POSITIVE인 제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보가 왜 중요할까요?

 

일부 (변태) 망원경의 경우 TIP 이 NEGATIVE인 제품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사진의 적도의는 DC 6V에 TIP이 NEGATIVE지요. 이곳에 아무 생각 없이 일반 망원경 전원케이블을 연결하면 보드가 그대로 타버릴 것입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귀차니즘을 극복하는 데로 올려보겠습니다. (8월 25일에 찍은 사진을 9월 20일에 올리고 있을 만큼 게으름병에 빠져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