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stron 90GT - 코동 굴절경통 이야기
8인치 반사망원경과 어울릴 장초점 가이드 스코프가 필요하여 구하던 중 문득 코동경통 판매글을 본 기억이 떠올라
판매자분과 연락하여 직거래로 코동 경통을 영입하였습니다.
경통과 90도 천정미러, 레드닷파인더와 아이피스 2개가 포함된 구성이였습니다.
한때 장초점 굴절 경통이 망원경의 표준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던 만큼 전형적인 초점비가 두 자리수 인 굴절망원경의 모습입니다.
코스트코에서 Go To 가 지원되는 경위대식 가대와 함께 셋트로 구성된 상품으로 파격적인 20만원대 중반의 가격에 유통시켜 삽시간에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망원경의 타이틀을 획득함과 동시에 입문자를 확장시켜 시장의 파이를 키운 역할을 한 망원경입니다. 시장의 규모가 커져야 어느정도 제품의 질이 향상된다는 원칙에 비춰보면 아마추어 천문인에게는 고마운 대상이지만 제가 직접 만나본 90GT의 경통은 마냥 기분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중고 구매후 집으로 돌아와 내부를 들여다보니 뭔가 이상하게 후드와 렌즈셀 아래 비스듬히 걸쳐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장초점 굴절인 관계로 손가락을 뻗어 나온 것은
내부 배플이 흉측한 모습으로 손에 잡혔습니다.
도장 상태도 엉망이고 적당한 지그로 밀어서 꽉 끼여있게끔 조립한 결과입니다. 무슨말인가 하면 구색맞추기로 달아 놓았을뿐 외부충격이나 온도변화에 따른 움직임 및 이탈은 고려대상이 아니였던 거지요.
배플(Baffle)은 경통 내부의 난반사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차단막 입니다. 망원경으로 입사되는 빛 중 비스듬하게 들어오는 잡광이 접안부까지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없을 경우 경통 주변의 잡광이 내부에 산란되어 상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저렴한 보급형 망원경의 경우에도 2~3개 이상은 꼭 붙어나올 정도로 굴절망원경에는 필수인 장치로 배플이 없는 굴절망원경은 장난감으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중급형 이상, 고급형 굴절망원경 배플 모습입니다. 광로에 따라 원형의 크기가 달라짐을 알 수 있고 촘촘하고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아스트로피직스의 배플은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
Celestron 90GT의 경우 가격이 최우선인 유통점 납품용인 경통인 만큼 이동중이나 시간의 경과로 인한 내구성까지 바라는 건 무리겠거니 하고 빠진 배플은 거리계산 후 다시 잘 고정해 놓았습니다. (구조상 수시로 점검이 필요합니다.)
여기까지면 좋게 웃으며 넘어갔겠지만 문제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원거리 점광원을 이용하여 간이 Star test 를 하던 중 초점에서 In-out을 반복할 때 타원형의 형상이 보였습니다. 전형적인 광축문제로 보여 보유하고 있는 레이져 콜리메이터를 사용하여 간이 광축테스트를 해 보았더니
중심에서 제법 많이 벗어난 위치에 광축(빨간 점)이 위치해 있는 모습니다. (내부 첫번째 배플 주변부로 발생된 스크래치도 참조하여 주세요. 윗 사진의 배플 이탈 및 재조립시 발생된 흔적입니다.) 어떠한 광축조절기능도 없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도 없습니다.
보급형 굴절망원경의 경우 중급이상의 모델과 다른 가장 큰 부분이 바로 광축 조절의 가능유무 입니다. 앞뒤로 조정 가능한 광축조절나사가 있는 제품이면 사용자가 얼마든 조절가능하지만 단순한 나사산 끼임이나 볼트 체결방식이 전부인 보급형 제품은 대부분 광축 조절을 사용자가 할 수 없기 떄문에 공장출하시 광축정렬여부가 망원경의 품질을 결정하는 큰 부분입니다.
추측하건데 90GT- 코동 경통은 부품을 조립 한 후 Align(정렬) 이나 Star Test(성상 검사) 등의 검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포장, 출하된 제품으로서 광학적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저가 망원경이 다 그렇고 그럴것 같은데 너무 예민한 반응 아니냐.'
'그게 그렇게 중요하면 중급 이상의 망원경을 사면 될 것 아니냐.'
라는 반응이 예상되어 (^^;) 가지고 있는 다른 보급형 망원경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Celestron 90GT 경통의 제조사는 SYNTA 입니다. http://skywatcher.com/
저가 망원경만 주구장창 찍어내는 곳이 아닌 광학 전문 메이커로서 Sky-watcher 브랜드를 통하여 출시한 ESPRIT 굴절망원경의 경우 일본이나 미국, 독일제품과 비견될 정도의 고급 광학계 생산능력과 더불어 EQ시리즈 GO-TO 적도의의 경우 '가난한자의 EM시리즈'라는 가성비를 넘어 전세계 주요 천체사진가들이 애용하는 신뢰성 있는 제품의 반열에오른 중국의 대표적인 광학 기업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SYNTA - Sky Watcher의 대표적인 보급형 굴절인 400/80 F5 의 간이 테스트 결과는
비교적 중심부에 잘 들어온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초점거리 400mm 의 경통과 900mm의 경통을 비교하는건 형평성에 맞지 않으니 비슷한걸로 비교해보고자 가지고 있는 4인치 초점거리 700mm 경통도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SYNTA - Skywatcher 에 비하면 규모면에서 많이 차이가 있는 중국의 KSON 이라는 업체의 4인치 아크로매트 경통입니다. 역시 광축조절나사같은건 갖고 있지 않은 보급형 경통이구요. 이녀석은 배플 주변부로 가볍게 용접된 후 무광내부처리한 흔적이 있습니다. 배플의 갯수는 몇 개 안되지만 견고하게 고정되고 올바르게 마무리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피스의 경우 언급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90GT - 코동의 번들아이피스 호이겐스(H) 방식은 1703년 에 개발된 방식으로 40도 이하의 시야각에 아이릴리프는 초점거리의 1/4 이하입니다. 현대적인 8차선 고속도로에 우마차 출입이 불가하듯 21세기 고투 망원경 관측에 이걸 끼우고 보는건 아무런 의미가 없을뿐 아니라 망원경 본래의 성능을 크게 저하시키는 나쁜 요인입니다.
중고 1~3만원의 플뢰셀 접안렌즈 정도면 망원경의 광학성능을 갉아먹지 않고 즐겁고 편안한 밤하늘 관측이 가능합니다.
코스트코 망원경이라는 타이틀로 저렴하게 많이 풀려 밤하늘을 보고자 하는 이들의 갈증을 덜어준 Celestron 90GT 경통이지만 올바르지 못한 공정하에 제작된 제 성능을 낼 수 없는 망원경을 접한 사용자에게 싼 망원경이 다 그렇지 라는 선입견을 갖게 하는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90GT 가대를 체험해보지 못해서 조금 경솔한 판단일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저에게는 가성비 좋은 망원경이 아닌 가격만 좋은 망원경으로 남게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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