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보기 첫걸음 - 1. 별이 반짝이는 하늘은 좋지 않다!?
밤하늘 보기에 필수적인 맑은 날씨에는 몇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구름과 미세먼지가 없는 청명한 날씨, 뉴스에 간혹 '오늘 낮 동안 서울지역 가시거리가 20km 로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라는 멘트를 들어보셨을겁니다.
이론적인 완벽한 하늘은 대기 영향이 없는 우주공간에서의 관측이겠지만 지상에서의 관측은 여러 대기 영향을 감안해야 합니다.
북반구 중위도 지역인 미국-스페인-이탈리아-중국-한국-일본 라인에는 Sub-Tropical Jet Stream 이라는 아열대 제트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는 행성의 자전과 대기의 온도차로 인하여 발생되며 한반도 기준 해발 10~16km 상공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회전합니다.
여름철에는 시속 65km, 공기의 밀도차이가 큰 겨울철에는 시속 130km 내외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기류이기 때문에 국제선 항공기의 경우 이 기류를 적극 활용하여 운항계획을 잡기도 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중요 포인트는 '한반도는 아열대 제트기류대의 영향으로 구름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인다.' 입니다.
아래는 한반도의 적외선 영상사진입니다. 실시간 변화가 보시고 싶으시면 기상청 홈페이지의 위성영상 란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kma.go.kr/weather/images/satellite_basic03.jsp
최근 2시간 정도의 구름이동모습을 영상컨트롤러를 사용하여 관측가능합니다.
한반도의 구름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므로 앞으로 몇 시간은 중국 산둥반도에서 생성되는 구름이 서울 및 수도권 북부, 강원영서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될거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아래는 한반도 단파 적외선 영상입니다.
중국 동해안 해안선 및 한반도 전 해상을 따라 폭넓게 분포된 수증기의 모습이 보입니다.
서해안 평택 이남부터 목포지역의 경우 하늘을 올려다보면 비교적 맑은 하늘이 보이지만
지표면 부근 수증기의 영향으로 쌍안경이나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볼 경우 '상이 매우 흔들리면서 초점이 정확히 맺히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는 수증기를 통과한 별빛이 반짝이며 산란되기 때문으로 특히 고배율 관측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이를 Seeing 이 나쁘다 라고 말합니다.
수증기가 많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면 비록 눈으로 보이는 하늘은 청명해 보여도 별빛은 산란되어 보입니다.
아울러 바다와 육지의 가열과 냉각시간의 상이로 일출몰 전후 바닷가는 거의 항상 바람이 동반되는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세계 최고수준의 조수간만의 차가 있는 서해안 일부지역의 경우 물때에 따라 바람이 요동치는 곳으로 밤하늘관측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입니다. 아쉽게도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많이 찾으시는 강화 강서중과 대부도가 이런 경우에 부합하는 곳입니다.
반대로 수증기가 적거나 바람이 거의 없는 조건에 구름마저 보이지 않으면 이는 밤하늘을 관측하기 최고의 조건입니다.
여기에 광해(광공해) 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인공적인 불빛으로 인한 공해라는 뜻인데 한반도 수도권은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중 하나입니다. 이천만명이 모여사는 서울과 수도권 주요 도시의 경우 광공해의 수준은 상상을 초월하여 시가지 중심의 경우 맑은 날에도 2등성 이하의 별을 맨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정도입니다.
이런 광공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도시 - 부락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적 요건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수증기가 거의 없고 : 해발 1,000미터 이상의 건조한 고지대
기류가 안정되고 : 제트기류의 영향이 적고 난류의 형성이 적은 지역
강수량이 적으며 : 사막 및 고원지대
주변에 인공적인 불빛이 없는 곳 : 주변에 도시, 관광지 등이 없는 인적이 없거나 드문 장소
이런 장소의 한계점인 장소는 국가단위의 천문대가 세워지는 장소입니다.
CTIO (Cerro Tololo Inter-American Observatory)
한국도 참여중인 GMT (Giant Magellan Telescope) - 2025년 완공예정
칠레의 안데스 산맥 부근의 사막지역이 이런 조건에 부합되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연평균 80% 이상의 청정날씨에 안정적인 기류, 낮은 습도와 도시나 광산 및 관광지가 없는 주변의 지리적 여건 등으로
관측천문학의 이른바 핫 플레이스 입니다.
우리나라는 2025년에 완공예정인 거대마젤란 망원경 건설에 10%를 투자하여 일년에 한 달 남짓한 시간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다시 Seeing 이야기로 돌아오면
밤하늘의 별 상에 대한 객관적 판정기준 중 하나인 피커링 시잉 척도 (Pickering Seeing Scale) 가 있습니다.
최상의 V와 최악의 I 가 있습니다.
아래의 조건 설명은 저의 주관적인 관측경험(해안가 관측)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지역마다 또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을 갖을 수 있습니다.
I = 심하게 요동치는 하늘로 쌍안경을 사용한 관측도 버거운 하늘상태 입니다.
물안개가 끼거나 초속 7m/s 를 초과하는 비람이 불 때보니 이런 모습이더군요.
별 뿐만 아니라 목성, 토성 같은 거대행성도 심하게 반짝이는 상황입니다.
II = 좋지 않은 하늘상태이지만 쌍안경으로 7~10배 내외의 저배율 관측은 가능한 상태입니다.
플레이아데스 성단 같이 넓고 흩어져 있는 대상 정도나 보기 좋은 상태입니다.
행성은 여전히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III = 비교적 양호한 하늘로 망원경을 사용한 두자리수 배율 (50~70배) 관측이 가능합니다.
초속 1~3m/s의 바람이 있거나 복사안개가 생기기 직전이 이런 별상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더군요.
구름이 몰려오지 않는다면 보통 자정 이후 바람이 잦아들면서 IV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는 기대를 갖게 하는 하늘입니다.
제가 주로 관측하는 대부도의 경우 산개성단 이나 큰 구상성단 정도가 촬영하기 적당한 날씨입니다.
이정도 컨디션이 되면 별빛의 반짝임이 덜하며 비교적 점상을 보입니다.
IV = 좋은 하늘상태입니다.
본격적인 100배 이상의 세자리수 고배율 관측과 딥스카이 사진촬영이 가능한 하늘입니다.
바람도 거의 없고 습도가 낮아 (40% 미만) 시간가는게 아까운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도의 경우 일년에 대략 10일 내외 정도로 이런 날을 만날 수 있습니다.
V = 최상의 조건입니다.
여름철 은하수의 경우 음영이 확연이 구분되고 겨울철 은하수도 충분히 맨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와 M13같은 천체도 쉽게 위치 확인이 가능하고 50미리 파인더로도 왠만한 메시에 대상의
존재확인이 가능한 조건입니다.
대부도에서는 보지 못했고 2003~2005년 강원도 태백, 도계 지역과 99년 충북 속리산에서 이런 하늘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현재는 강원도 홍천이나 철원 등 도시 및 해안가와 10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나 이런 하늘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열대 제트기류가 지나는 구역이기 때문에 다른 위도의 외국대비
밤하늘 보기에는 좋지 않은 지역적 요건을 갖고 있습니다.
더구나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반도지형이기 때문에 다습한 조건이 쉽게 형성되는 조건에다가
세계 최고수준의 초거대 도심지역 - 수도권 및 광역시 에서 생성되는 광공해가 겹쳐진 악조건 입니다.
여기에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만 합니다.
하지만 쉽게 볼 수 없어서 더 간절해지듯이 일년에 몇 일 안되는 4등급 Seeing의 날씨를 기다리며 밤하늘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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