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천체관측 서적 소개 (해외편)
밤하늘 보기가 가장 활성화된 나라를 고른다면 Five Eyes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국가를 중심으로 일본과 대만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바로미터인 천문 잡지의 경우 미국의 ‘Sky & Telescope’와 ‘Astronomy’, 영국의 ‘Sky at Night’, 일본의 ‘천문 가이드’와 ‘호시 나비’가 발행되고 있고 수많은 천문 클럽과 유튜버들이 인터넷을 채우고 있지요. 한국의 경우 과거 천문 잡지가 출간된 적도 있었고 최근 천체망원경 장비 사용법과 천체사진 및 과거 출간된 서적의 개정판이 나오고 있지만 해외 선진국 규모에 비할 바는 아닌 것이 현실입니다. 대학 천문학 입문 및 전공서적이나 생활천문학 정도의 내용이 아닌 아마추어의 눈높이에서 망원경을 구입하고 즐기는 방법이 기록된 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죠. 충분하지 못한 외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원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먼지 쌓인 헌책방을 뒤져 사전을 찾아가며 자료 부족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누구나 대부분의 도서 및 동영상을 읽고 볼 수 있는 환경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궁금한 내용이 생기거나 알고 싶은 내용을 지인들에게 묻고 먼저 해본 사람을 찾아 자문을 구하는 시절이 아닌 검색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신속히 수집하고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시대지요.
세계 최대의 과학, 기술 및 의료 출판사인 Springer 社 의 Astronomy 섹션을 보면 2,650종 이상의 천문 관련 서적이 있고 대학출판부 및 잡지사에서 출간하는 단행본도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전 세계 동호인들이 지금도 만들고 있는 유튜브 동영상이나 프레젠테이션용 자료는 넘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많은 자료 중 출간된 서적을 중심으로 읽어 보았거나 읽고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워낙 유명해서 누구나 추천하고 심지어 번역서가 나와 있는 서적 : ‘Turn left at Orion’이나 ‘Deep sky Wonders’, ‘The Night Sky Observer’s Guide’, ‘Hidden Treasure’, ‘The Caldwell Objects’ 및 일반 천문학 및 우주론 등에 대한 자료는 많은 저서와 번역서가 이미 출간되어 있어 제외하였습니다.
아울러 어느 기술서적이 그렇듯 (제 관심사인) ‘천체사진’ 서적의 경우 신간이 아닐 경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출간 당시 획기적이어서 소개했던 최신 기법이 현재에는 거의 사장된 이른바 Lost Technology 인 경우가 상당하고 자칫 불필요하거나 불편할 수 있죠. 필립스 투유 캠을 사용한 촬영기법이나 Triple bar 초점 맞추기 같은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아울러 소개하는 대부분의 자료는 디지털 본이 출간된 서적으로 인터넷 대형서점에서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고 몇몇은 구글링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첫 번째 소개하고 싶은 자료는 Astronomy for Beginners Sixth Edition (2018)입니다. 쌍안경과 입문용 망원경으로 달부터 삼원 천체(성운, 성단 및 은하) 관측 및 천체사진 입문까지 도심지 및 야외에서 할 수 있는 방법과 대상을 총망라한 입문서입니다. 막상 망원경이나 쌍안경을 샀는데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초심자에게 풍부한 삽화와 실례로 길을 보여주는 책으로 사진과 주석만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All About Space’ 시리즈의 온라인 에디션으로 영국식 영어 (Colour 같은..)에 거부감이 없다면 훌륭한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Sky at Night’ 시리즈의 Beginners Guide to Astronomy 와 함께 전 세계 천체관측 입문자들의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죠. 구글링으로 어렵지 않게 내려받을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서적은 Atlas of the Messier Objects - Highlights of the Deep Sky (2008, 9780521895545 hardback)입니다. 고대로부터 눈으로 관찰하던 익숙한 달과 행성을 떠나 심우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이 메시에 목록입니다. '아틀라스'라는 말처럼 370여 페이지에 걸쳐 메시에 목록 110가지에 대한 발견, 과학적 의미, 관측법과 사진 및 스케치까지 모든 것을 총망라한 서적으로 기존 메시에 관련 서적이 마라톤이나 특징 및 찾기에 머물러 식상하시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가독성이 좋아 딱딱하고 천편일률적 구성의 독일 Springer 社 서적에 비해 풍부한 삽화와 사진으로 술술 읽히는 점도 좋습니다.
세 번째는 The 100 Best Astrophotography Targets (2009, 9781441906021)입니다. ‘누구나 비슷한 장비로 찍은 비슷한 구도의 사진’, ‘한국 아마추어가 찍어 출품하는 대상은 해와 달을 포함해 열 대 여섯 가지를 넘지 않는다’ - 초기 천체사진 공모전 출품작 심사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북반구 중위도 기준 오후 9시에 남중하는 천체를 기준으로 일 년 동안 담아봄직한 백 가지 목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출간된 지 10년이 지난 서적이기 때문에 현재 아마추어들이 사용하는 장비와 갭이 없지 않지만 저자가 직접 담은 훌륭한 천체사진은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LRGB 촬영을 기준으로 ‘이거 찍을 때는 이런 식의 촬영이 좋은 것 같아’, ‘이 대상은 크게 찍어봤는데 광각으로 담아도 괜찮더라고’ 등의 촬영하며 담은 노하우가 적지 않아 정성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최근 캐나다의 유튜브 인기스타인 ‘Trevor Jones’가 들고 나와 반갑더군요. 겉표지 및 내부 구성은 전형적인 Springer 社의 딱딱한 형식이지만 저자가 찍은 사진과 예시가 이를 보완해주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The Complete Guide to Astrophotography, 2019입니다. 영국의 천문 잡지 및 종합 포탈인 Sky at Night 메거진에서 발행되는 단행본은 천문학 개요부터 행성탐사, 우주론, 천체물리학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그중 천체사진 입문을 다루고 있는 서적입니다. 밤하늘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모든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및 전용 CCD를 활용하여 일주 사진, 달, 행성 및 태양, 삼원 천체까지 다양한 촬영기법과 이미지 처리과정,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출간된 적이 있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synguider…)을 삭제, 보완하여 새롭게 출간된 최신 본이어서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대부분의 장비에 대한 활용이 즉각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밤하늘을 기록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다섯 번째 추천서적은 성운 성단 베스트 가이드(2009, 9784805208168)입니다. 한국 아마추어에게 '성운 성단 와칭' (1996, 9784805205013)으로 유명한 아사다 히데오의 삼원 천체 입문서로 사실상 2nd Edition이라고 해도 무방한 책입니다. 서열-줄 세우기를 좋아하는 일본답게 저자가 생각하는 밤하늘 성운 성단 1위부터 16위까지를 컬러로 제시한 후 계절별 관측대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징은 도심지(시가지)에서 바라본 모습과 시골(산간지)에서 바라본 모습을 비교해서 기록했는데 실제 망원경으로 본모습과 매우 흡사해서 관측 시 유용하게 사용한 기억이 있습니다. 성운 성단 와칭과 더불어 저처럼 일본어에 문외한이어도 관측대상을 찾아보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구성된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The Astrophotography Manual 2nd Edition (2017,9781138066359(hbk)) 입니다. ‘천체사진 매뉴얼’이라는 제목부터 저자의 자신감이 보이는 듯합니다. ‘딥 스카이 이미징에 대한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에는 삼원 천체 촬영을 준비하고 담으며 처리하는 거의 모든 기법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2015년에 출간한 책의 개정판을 2년 후에 발간할 정도로 저자가 추구하는 완벽함과 함께 상세한 설명 후 ‘자~!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이제 실전에 적용해 볼까?’ 하듯이 저자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제시하며 이미지 프로세싱 처리 순서와 방법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지 프로세싱 파트를 시작하면 바로 ‘Getting started in PixInsight’ 단락이 시작되므로 픽스 인사이트가 필수조건이라는 점이 진입장벽입니다. 고환율 시대에 부가세 별도 255유로라는 적지 않은 지출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인 만큼 언젠가 꼭 구입해서 연습해 봐야겠습니다.
어렸을 적 일 년에 두 어번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면 대형서점에 들러 자연과학-천문학 코너를 먼저 둘러보곤 했습니다. 별로 차이가 없는 구성에 자료에 목말라 헌책방이 밀집한 동대문 일대를 둘러보곤 했던 90년 대지만 지금은 다르죠. 약간의 의지와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전 세계 모든 발행물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밤하늘 보기와 천체사진이라는 멋진 여행을 함께할 책 하나 어떨까요?
https://pdf-magazines-downloa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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